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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의 전망
글쓴이 기술사 이재언
현재 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술사 종목 중에는 소위 인기있는 종목도 있고, 따 보았자 별볼일 없는 종목도 있습니다. 그래도 건축전기설비와 발송배전기술사는 가장 인기있는 종목중에 속합니다.

어느 기술사가 인기있는 종목이고 어느 것이 인기없는 종목인가 하는 것은 국가에서 정하는 법과 여러 기관에서 정하는 규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종목이 장기적으로 전망이 가장 좋은가 하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공사를 포함해서 연간 총공사비 50억 이상을 하는 건설회사는 의무적으로 건축전기설비 기술사를 채용해야한다" 는 법이 공포된다면 건축전기설비 기술사의 몸값은 하루아침에 연봉 1억이 넘게 될 것입니다.

국가의 경제가 발전하면 점점더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또한 안전이 강조됩니다. 따라서 건축전기설비와 발송배전 기술사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다른 어떤 종목보다도 전망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건축전기설비 기술사 또는 발송배전기술사 자격을 따면 연봉이 많던 적던 간에 최소한 죽을때까지 실직자가 될 염려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최선의 노후보장 대책이 되는 셈이지요

전세계적으로 기사제도가 없는 나라는 많으나 선진국일수록 기술사 제도가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현재 호주 뉴질랜드 등의 국가와 기술사 상호인정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사 상호인정이란 우리나라의 기술사를 호주에서 그대로 인정해 주고 호주의 기술사를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인정해 준다는 말입니다. 이런 협상이 완료된 후에 만일 호주로 이민 가기를 원한다면 기술사 자격은 참으로 좋은 밑천이 될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에 Euro Engineer 로 통일해서, 예를들어 이태리에서 기술사 자격을 딴 사람이 영국에가서 기술사 사무소를 개설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 협상하고 있는 나라는 APEC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국가들인데 아시다시피 카나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은 모두 APEC 회원국들입니다.

저는 확실히 전망이 좋을것이라고 생각될 때만 공부하는 마음가짐은 별로 좋지않게 생각합니다. 제가1994년에 기술사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하니까 많은 친구들이 "이제는 WTO 시대가 되어서 세계에 시장이 개방되기 때문에 기술사 같은거 해 봤자 별볼일 없다" 면서 헛고생 그만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현재 기술사 자격으로 잘 먹고 잘살고 골프도 치면서 여유롭게 살고있습니다. 그때 내게 별볼일 없으니 하지 말라던 친구들이야 말로 이제 나이 환갑이 지나서 진짜 별볼일 없이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당나귀처럼 당장 코앞에 당근이 있어야만 쫓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 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해 두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2~3년만 살고 그만 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모르겠으나, 앞으로 20~30년은 더 살아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동안에 법과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미리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당장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식의 생각은 이제 버리십시오. 써도 몸에 좋은 약이면 삼켜야 하고 입에서는 달아도 먹어서 독이 되는 것은 뱉어야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깝게 느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너무 근시안적으로 당장 코앞의 현실만을 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바둑이나 장기를 잘두지 못하는 사람은 당장 코앞만을 들여다 보고 장기 같으면 상대의 상하나 잡으려다 다음 다음 수에 내 차가 떨어지는 것을 모릅니다. 바둑 같으면 당장 상대의 2~3점 따 먹으려다 몇수 뒤에 내 대마가 떨어지는 것을 모릅니다. 결국 바둑이나 장기를 잘두는 사람일수록 여러 수 앞을 내다 본다는 말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당장 오늘 내일의 일만을 걱정하고 현명한 사람은 먼 훗날을 대비하여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입니다.

가정해서 얘기하나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전기공부를 한 사람이 모두 100명밖에 없다고 가정합시다. 만일 이중에서 겨우 1명만이 기술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이사람은 사회에서 아주 좋은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사람이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을 보고 너도나도 모두 기술사가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100명중에 90명이 기술사가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기술사에 대한 대접이 처음에 1명밖에 없을 때보다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나마 하지 않은 10명은 어찌 되겠습니까? 사회는 이사람들을 "너는 남들 다 가지고 있는 기술사자격 하나 없냐?" 하면서 완전히 인간 쓰레기 취급을 할 것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가정이기는 했느나 요는 앞에 가정한 두 가지 경우에서 어느 경우에라도 기술사 자격을 따 두는 것이 안딴 것보다는 좋다는 말입니다.


제 인생경험을 하나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영어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있으면 나와봐라" 하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60년대에 군에서 제대하고 나서 소위 "무역사" 시험을 보았습니다. 무역사란 국제무역에 관한 업무에 대한 자격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험에서 낙방했습니다. 물론 실망했고 "아이고 헛고생만 했구나" 하는 후회도 했습니다.

그후 제가 동부건설(당시는 미륭건설)에 취직해서 사우디 현장에 근무하게 되었는데 미국에서 와야하는 자재가 오지 않아서 공사가 중단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감독관청에서 경고장이 3번씩 날라오고 하니까 당시 동부그룹의 회장께서 직접 사우디 현장에 와서 밤새도록 회의를 한 결과 문제는 미국지사에서 공사용 자재를 제대로 사 보내지 못한 것임을 알고 당장 그 이튿날 아침에 저를 데리고 뉴욕으로 갔습니다. 회장이 그때 현장에 있던 수십명의 직원중에서 직급도 별로 높지 않은 저를 선택한 이유는 3가지 입니다.

첫째는 영어를 잘하고, 둘째는 행정직이 아니고 기술직이니까 행정직 보다는 공사자재에 대해서 더잘 알 것이고, 셋째는 비록 떨어지기는 했으나 무역사 공부를 했다니 미국에서 자재구매 해서 사우디로 선적해 보내는 무역업무를 다른 사람보다는 잘 할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미국으로 떠날때 사우디 사막에 남아있던 다른 직원들은 저를 무척이나 부러워했습니다. (사실 그시절에는 미국에 간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었습니다) 그후 저는 동부건설 뉴욕지사에 3년을 근무하다가 미국의 한 무역회사 사장이 자기 회사의 서울 지사장을 해달라고 해서 동부건설에 사표를 내고 미국회사의 서울 지사장이 되어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앞에서 제 인생경험을 얘기한 것은 전혀 제자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몇가지 중요한 인생의 교훈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첫째, 어떤일을 위해 노력 할때는 무조건 최선을 다할 뿐이지 그 결과나 전망 같은 것은 따지지 말라는 말입니다. 저는 군(카튜샤)에서 영어공부 할 때 영어를 잘해야 앞으로 인생의 전망이 좋을 꺼라는 식의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가 군에서 카튜샤 (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U.S. Army) 생활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둘째, 세상에는 노력없는 대가는 없습니다. 즉 공짜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중요한 사실은 "대가없는 노력도 없다" 는 말입니다. 이말은 노력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당장 돌아오지 않을런지는 몰라도 죽기 전에는 분명히 돌아 온다는 것을 저는 제 인생경험으로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비록 제가 무역사 시험에 낙방은 했지만 그것이 하나의 이유가 되어 미국까지 가게 되었고 또 제가 무역을 몰랐다면 미국의 무역회사 사장이 제게 서울 지사장 자리를 맡아달라고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셋째, 진인사 대천명 (盡人事 待天命)하라는 말입니다 (이말은 제 평생의 좌우명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다음에 하늘의 명을 기다리라는 말입니다. 영어에도 똑 같은 격언이 있습니다. “Do your best and God will do the rest” 라는 말입니다. 이말은 “네가 너의 최선을 다하면 그 나머지는 신께서 해주신다” 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능력이 모두 같지는 않기 때문에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이 얼마이든간에 자신에게 주어지 능력의 한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이 “운” 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이 운이라는 것도 실상은 자신이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 놓고 기다릴 때 올 수 있는 것입니다. “감나무 밑에 입벌리고 누워서 말랑 말랑한 연시가 내입에 떨어지기를 100년을 기다려 봐도 연시가 내입에 떨어지는 운은 오지 않습니다.” 연시가 먹고 싶으면 연시가 달려있는 감나무를 찾아가서 고통과 위험을 무릎쓰고 감나무 가지위에 기어 올라가야 합니다.

당장 오늘 내일 만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 10년뒤 또는 20년뒤에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 것인가? 그때 가서 나는 내 아이들과 부인한데 어떤 모습으로 보일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때 가서 자신이 가난하고 추한 모습이 되어 아이들 학비도 제대로 대주지 못해서 아이들과 부인에게 원망 듣는다고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